(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레바논에서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통신수단으로 쓰는 무선호출기(삐삐)와 무전기가 이틀에걸쳐 대량으로 폭발하면서 최소 25명이 숨지고 3천명 넘게 다쳤다.
최근 헤즈볼라를 겨냥해 공격 수위를 높여온 이스라엘이 공작을벌였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고, 헤즈볼라 등 반서방-반이스라엘무장세력 '저항의 축과 이를 이끄는 이란이 이스라엘을 맹비난하면서 중동 확전 우려가 고조됐다.
지난 17일(현지시간) 오후 3시 30분께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쪽교외, 이스라엘 접경지인 남부, 동부 베카벨리 등 헤즈볼라 거점을 중심으로 삐삐 수천 대가 동시다발로 터졌다.
어린이 2명을 포함해 12명이 사망하고 약 2천800명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됐다.
부상자 중에는 모즈타바 아마니 주레바논 이란대사도 있다. 미국일간 뉴욕타임스(NYT)는 그가 한쪽 눈을 실명했다고 보도했지만이란 외교부는 이를 부인했다.
접경국 시리아에서도 삐삐 폭발로 헤즈볼라 대원 등 14명이 다친것으로 전해졌다.
레바논 보건부는 모든 시민에게 소지한 삐삐를 즉각 폐기하라고요청했지만, 이틀날에도 의문의 폭발이 이어졌다.
18일에도 레바논 동부 베카밸리와 베이루트 외곽 다히예 등지에서헤즈볼라가 사용하는 휴대용 무전기(워키토키)가 연쇄 폭발하며 최소 14명이 숨지고 450명이 다쳤다. 전날 숨진 헤즈볼라 대원의 장례식 행사에서도 무전기가 터졌다.
지난 2월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가 '이스라엘의 위치 추적과 표적 공격에 활용될 수 있다며 휴대전화를 쓰지 말라고 경고한이후 헤즈볼라는 최근 몇 달간 통신보안을 위해 삐삐를 도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전기도 5개월 전 삐비와 비슷한 시기에 헤즈볼라가 구입한 것0큰 악러졌다.
폭발한 삐삐는 대부분 AR924 기종이며 대만 업체 골드아폴로의스티커가 붙어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골드아폴로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기반한 'BAC 컨설팅 KFT'가상표 사용권을 받아 기기들을 제조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헝가리 정부는 BAC가 무역중개회사일 뿐 자국 내 제조시설이 없다며"문제의 기기들이 헝가리에 있었던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서방 매체들은 미국 등 당국자를 인용한 보도에서 이스라엘을 이번폭발 사건의 배후로 지목했다. 제작유통 과정에서 기기마다배터리 옆에 무게가 수십g인 소량의 폭발물과 원격 기폭장치를심었다는 분석이다.
레바논의 한 고위 안보 소식통도 이스라엘의 해외 정보기관 모사드가 수개월전 헤즈볼라에서 구입한 삐삐 5천개에 폭발물을 심었다고 주장했다.
헤즈볼라와 이란은 이번 사건을 이스라엘의 테러라고 주장했다.
헤즈볼라는 성명을 내고 "우리는 이전과 같이 가자지구를 지원하는 작전을 계속할 것"이라며 "이는 화요일(17일) 레바논 국민을학살한 적에 대한 가혹한 대응과는 별개다. 대가를 치르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란 정부 대변인 파테메 모하제라니는 엑스(X옛 트위터)에서"시오니스트 정권(이스라엘)의 테러는 증오와 혐오를 불러일으킨다"며 "레비바논 시민들을 죽고 다치게 만든 무선기기 폭발 사건은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도 "레바논 시민을 표적으로 삼은 시온주의자의 테러 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이번에도 이스라엘은 타국 영토 내에서 이뤄지는 군사작전에 대해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NCND) 입장이다.
국제사회는 민간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을 규탄하며 이스라엘과헤즈볼라의 전면전 가능성을 차단하고자 노력했다.(생략)
